안경 일상


06192016_아이폰SE로 직찍


초등학교 때 기억이다.
반 친구 중에 빨간 안경테를 쓴 여자아이가 있었는데
난 그 모습이 너무 예뻐 보여 안경을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텔레비전 가까이에 가면 할머니께서 늘 눈 버린다고 잔소리하던 게 생각나서
최대한 모니터 앞에 눈을 바짝 붙이고 정신이 혼미해질 때까지
있다가 혼나던 기억도 꽤 된다.
책(주로 만화책, 로맨스책)을 읽을 때도 지면에 눈이 닿을 저도로
안구를 혹사했다.

그 덕이었을까,
난 결국 중딩 때 안경을 써야 했는데(성적과 시력이 동시에 쭉 내려감)
이미 사춘기가 시작되고 외모에 신경을 쓰던 때라
그땐 안경이 칸지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고
부작용을 호소하며 렌즈를 껴야만 했다.
지금 생각하면 슬퍼서 방귀도 나오지 않는다.

아무쪼록 내 렌즈 역사는 꽤 길고도 유서 깊다.
눈도 더럽게 예민해서 일회용이 아니면 이제 착용도 힘들다.
안경이 내게 어울리지 않기도 하지만
더운 날 자꾸 흘러내리거나, 선글라스, 칸지 등 생각하면
렌즈를 착용하지 않을 수 없다.

어쨌거나 요새 노안이 오는지 눈이 침침하기도 하고
안경 맞춘 지가 꽤 된 것 같아서
안경원에 갔다.
다행히 아직 노안도 아니고 시력도 그대로여서
간 김에 안경테나 바꾸자 하고 교체한 게 사진 속의 놈이다.

팡야는 내 안경 낀 모습을 보자마자 전혀 귀엽지 않다고(나 자체가 귀엽지 않은데)
실패라며 이전 안경을 다시 끼라고 했다.

에이씨, 안경집 사장도 괜찮다고 했는데. 쩝쩝.
뭐 생각해보니 거기 사장님은 내가 꺼내 두고 착용했던 안경 6개가
모두 괜찮다고 했다.
이래서 혼자 쇼핑하면 실패할 때가 있는 건가 부다.

아무쪼록 아주 가볍고 알이 깨끗하니 기분은 산뜻하다.
이전에 쓰던 안경은 차에 짱박아 두어야겠다.
이 놈도 계속 쓰고 팡야를 보면 언젠가 귀엽다고 해주지 않을까.
뭐든 정이 들어야 한다.

쓸데없는 안경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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